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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시장에서 ‘식품한류’ 전성시대 열자 입력 20-01-23 10:54

한·중 FTA 협상이 순항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중국과 어떠한 관계를 맺어나가야 하며, 어떻게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인지 전략을 구체화해야 하는 시점이 되었다. 사회, 문화 등 다양한 측면에서의 관계 설정을 고민해야겠지만 경제적인 측면, 특히 한·중 FTA 등 다양한 무역협정이 진척될수록 가장 민감하고 우려가 높은 농식품 관련 이슈에 대해 집중 조명해보고자 한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농수산식품 수출총액은 80억 달러로 2007년 38억 달러 수준에서 불과 5년 사이에 2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가 전체 수출액은 2007년 3715억 달러에서 2012년 5528억 달러로 1.5배 증가했다. 우리 농수산식품 수출은 규모면에서는 작지만 성장 속도면에서는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작년 한 해 농수산식품의 대중국 수출액은 약 13억 달러로 2007년 4.5억 달러에서 5년 사이에 290% 성장하는 한편, 대중국 수입액은 53억 달러로 2007년 36억 달러에서 5년 사이 47% 증가했다. 물론, 규모면에서는 수입액이 훨씬 크지만, 수출도 매우 의미 있는 성장을 보였다고 하겠다.

신선식품보다 가공식품에서 한국이 경쟁력 있어

품목별로 보면, 2012년 대중국 농수산식품 수출은 신선농산물이 1.5억 달러, 가공식품이 7.6억 달러, 수산물이 3.7억 달러로 가공식품의 비중이 월등히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공식품 비중이 큰 원인은 중국의 동식물 검역조치로 신선 과채류, 신선 과실류, 신선 육류의 수입이 어렵기 때문이며, 또한 중국과 한국 간 신선농산물의 가격차이가 심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사과(중국산 0.87달러, 한국산 4.51달러, 이하 1kg 당), 배(중국산 0.68달러, 한국산 2.75달러), 파프리카(중국산 0.50달러, 한국산 5.19달러), 딸기(중국산 1.08달러, 한국산 8.18달러) 등 품목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한국산이 최소 4배에서 최대 10배까지 비싸다. 또한 신선농산물의 경우, 신선도가 중요하기 때문에 중국내 인근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소비하는 것이 신선도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반면, 가공식품의 수출이 많이 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신선농산물에 비해 중국산과 한국산의 가격차이가 크지 않다. 예를 들면, 조제분유의 경우, 중국산이 0.79달러, 한국산은 1.46달러 수준이며, 요구르트 같은 경우에는 중국산이 1.37달러, 한국산은 0.80달러 수준으로 오히려 한국산이 저렴한 경우도 있다. 둘째, 식품제조 기술 및 디자인 등에서 한국산이 중국산에 비해 앞서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식품제조 기술 및 디자인도 점차 개선되고는 있으나, 여전히 한국산에 비해 뒤쳐져 있으며, 이 부분은 앞으로도 한국산이 중국산과 대비해서 경쟁우위를 확보할 가능성이 높은 분야라 하겠다. 셋째, 식품안전성과 관련해 한국이 중국에 비해 크게 앞서 있다. 최근 중국내 멜라민 분유 사태 등으로 인해 중국 소비자들이 자국산 가공식품에 대한 신뢰가 크게 떨어져 식품안전성이 뛰어난 한국산 우유, 조제분유 등에 대한 소비가 급격히 늘고 있는 상황이다.

신선농산물을 가공식품으로 개발하는 데 주력해야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한·중 FTA 등 무역협상의 진전에 대비해 우리 농식품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어떠한 전략을 마련하고 어떻게 준비해야할까?

첫째, 가장 중요한 것은 중국 대비 경쟁력이 뛰어난 가공식품과 신선농산물의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 즉, 국내 신선농산물을 원료로 한 경쟁력 있는 가공식품의 개발·생산을 대폭 확대해, 가공식품의 수출이 국내 생산농가의 수익으로 직접 연결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농가의 소득제고 및 생산기반 유지 및 확대를 촉진해야 한다.

둘째는 수출상품 자체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수출상품의 경쟁력은 생산과 가공, 포장·디자인 측면 모두 접근되어야 한다. 특히, 중국의 한국식품 소비자는 중·고소득층임을 인지하고, 이들의 소비성향에 부합한 제품을 만들어내야 한다. 즉, 이력추적, HACCP 등 식품안전관련 시스템을 적용하고, 중국산과 차별화된 선도적 품종 개발을 통한 농산물의 고품질화를 이루고, 소비자의 기호에 맞는 가공제품을 개발하고,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포장 및 디자인 적용을 통해 스토리가 있는 일류 브랜드 상품을 만들어 내야 한다.

셋째는 맞춤형으로 생산된 상품이 중국 현지로 저렴하고 신속하게 운송될 수 있도록 다양한 물류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수출업체에서는 현재 정부에서 추진 중인 항공운임·해상운임 할인 지원 사업, 해외물류기지를 통한 현지 보관·운송 지원 사업 등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필요하다.

마지막으로는 생산된 상품의 소비가 폭발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해외마케팅을 적극 실시해야 한다. 중국 현지 박람회 참가, K-푸드 페어 참가 등을 통한 수출상담·홍보, 대규모 바이어 한국 초청사업, 현지 시음·시식회, 현지 미디어를 통한 홍보마케팅 등 정부에서 지원하는 마케팅 지원 사업을 최대한 활용하고, 수출업체의 자체적인 마케팅 노력 또한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농식품 산업에서도 ‘한강의 기적’ 이뤄낼 때

비단 한·중 FTA가 아니더라도 여러 가지 다른 형태의 국제무역협정들이 앞으로 계속 논의되고, 타결되는 협정들이 늘어날 것이다. 선진국, 개발도상국을 떠나 모든 나라들이 세계시장에서 비교우위를 획득함으로써, 자국 산업의 성장과 경제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최대한 많은 나라들과 무역협정을 체결해 나갈 것이다. 분명한 것은 우리의 의사와 상관없이 우리를 둘러싼 외부환경은 점점 적자생존(適者生存) 형태로 변해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우리나라는 최대한 강자들과의 대결시기를 늦추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시간이 우리 편인 것은 아님을 명심하고, 강자의 약점을 비집고 들어가 승리할 수 있는 전략을 구상하고, 이에 대한 대비를 촌음을 아껴가며 철저히 해나갈 때, 비로소 골리앗과의 싸움에서 다윗이 이긴 것과 같은 기적이 우리 농식품 산업에도 일어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종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수출전략처장

환경보전중앙협의회 기자 Copyright ⓒ 한국환경경찰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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